카이스트를졸업한 후 좋은 직장에서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았던 한 청년이 피자를 팔겠다며 회사를 나왔다. 이후 그는 ‘누구나 가성비있고 빠르게 즐기는 1인 피자’라는 컨셉을 가진 ‘고피자(GOPIZZA)’를 창업했다. 스스로 길거리 푸드트럭 장사부터 시작하여 2년만에 30여개의 매장 오픈과 20여억원의 기관투자까지 유치한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카이스트생이 피자를 연구한 이유”
어느 날 퇴근하던 임 대표는 피자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피자 한 판은 크기도, 가격도 부담스러운데다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했다. 이에 그는 “맥도날드처럼 저렴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피자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임 대표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꼬박 1년을 퇴근 후 시간을 창업준비에 쏟았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하고, 피자를 공부하고, 주말에는 피자전문점에서 알바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임 대표는 “피자를 빠르게 소비할 수 없는 이유는 피자를 만드는 과정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 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피자 조리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다시 짜기 시작했다.
연구 끝에 임 대표는 대출을 받아 고피자 푸드트럭을 창업했고, 직접 개발한 도우와 화덕을 통해 누구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피자를 만들어냈다. 매 주말마다 임 대표는 비좁은 푸드트럭에서 일하며 한 시간에 300판씩, 하루 최고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개발한 화덕의 특허 등록까지 받은 임 대표는 완성된 피자 오퍼레이션을 매장형으로 발전시켜 현재 고피자는 3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외식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20억 원 수준의 투자까지 유치한 어엿한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 “프랜차이즈 기업도 좋은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믿음”
힘든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고피자의 모습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연구는 물론 자금난까지 겪는 등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임 대표는 그때마다 다시 직접 매장에 나가서 일하는 일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버텨내며 회사를 묵묵히 키워왔다. 그는 “제 개인이나 회사의 이윤만 생각했다면 버텨내기 힘들었겠지만, 반지하 사무실부터 같이 버텨준 직원들 그리고 사업 초기에 저만 믿고 창업하신 점주님들을 생각하면 무조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라고 말한다.


이제 고난의 시기를 넘어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고피자 본사는 여전히 매장 하나하나의 수익을 본사 수익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아직 신생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가맹점별로 마케팅 플랜을 직접 설계해주고, 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도 본사가 하는 노력의 일부이다. 임 대표는 “점주들에게 갑질하지 않고,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기업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결국에는 수익을 낼 수 있어야만 좋은 기업으로 완성된다고 믿는다”라며, “여태까지 쌓인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꼭 변화시켜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피자 임재원 대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와 성공기는 SBS CNBC ‘성공의 정석, 꾼’에서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오후 2시에 방영할 예정이다.

온라인 뉴스팀 기자(sbscnbcnews@sbs.co.kr)